저자가 자기 책의 가치와 의미를 담은 유명한 경구, 시, 속담, 성경 구절 등을 제시한다.
그가 여러 대작에서 성경 구절을 자주 제사로 쓰거니와 <악령>이 그러하고 또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그러하다.
가난과 열등감
한번 가난에 빠지면 가난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모든 가난한 사람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은 어린 시절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생활을 통해서 무시당하고 모욕당하는 일을 계속 겪게 되다 보면
종종 자신이 하찮은 존재이고 멋진 인생을 살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시달리게 된다.
인간은 누구라도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가난은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버린다.
가난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게 하고, 가난은 불안과 실패를 피하려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움추려들게 만든다.
또 가난에 따르는 무시와 상처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려고 술이나 도박같은 나쁜 습관에 의존하기 쉽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부정적이고 두려움에 찬 태도를 갖기 쉽다.
일단 한번 부정적이고 두려움에 물들게 되면 가난이란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한번 가난에 빠진 사람이 가난이란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정말 엄청난 초인적 노력이 필요하다.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객관적 현실이 아니라 자기가 창조한 현실이고,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또예프스끼는 인간의 내면을 가장 세밀하게 관찰하고 묘사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진짜 이유는 돈이 없다는 그 자체가 아니라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과 낮아진 자존감 때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존중‘과 ’자존심‘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자존심을 지켜주려면 선택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가 더 나은 방법이다.
또 가난한 사람들은 소문과 타인의 평가에 전전긍긍하게 되고
필요이상으로 과민반응을 보이고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주인공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사악하고 흉측하고 자기를 개인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라도 가난의 함정에 빠지면 이런 심리 상태에 빠지기 쉽다.
7월1일
낮선 사람은 사악합니다. 흉측합니다.
너무나 사악해서 당신의 연약한 심장은 배겨내지 못할 겁니다.
질책과 비난과 섬뜩한 눈초리로 당신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겁니다
7월28일
더 없이 소중한 나의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
당신에게 다 말하겠습니다. 제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자존심입니다.
두려운 것은 소문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무엇보다 걱정하는 것은 소문, 바로 헛소문입니다.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도스또예프스끼의 소설속 주인공같이 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먼저 말해둔다
이들은 모두 돈보다 다른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했기에 가난에 대해서 그닥 개의치 않고 살수 있었다.
이들 모두는 소설 주인공처럼 가난하다고 열등감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내가 지금 다루고자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심리’란 돈에 가치를 두고,
또 돈이 주는 즐거움과 쾌락을 좋아하지만 돈이 없어서
열등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의 심리를 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삶의 태도
도스또예프스끼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들만이 불행하다.
행복이란 인생에 대한 밝은 견해와 맑은 마음속에 깃드는 것이며,
외적인 데 있지 않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카르 시점과 바르바라 시점의 문체가 다른데, 공무원이지만 글쓰는 솜씨는 그리 좋지 못해서
마카르 시점에서 서술된 부분의 문체는 난잡하지만
바르바라 시점의 문체는 정돈된 편으로 두 인물의 성격을 반영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위해주지만 결국 남녀간의 문학수준차이/남자의 경제적 무능함이란 벽을 넘지 못한다.
마카르: 40대 관청 남이 쓴글을 정서하는 일
소설 읽기가 취미지만 나름 수준 높은 책을 읽는 바르바라와 달리 3류 연애소설을 즐겨읽어서
바르바라에게 수준 읽는 책을 읽으라고 권유받기도 했다.
바르바라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끔 데이트도 했지만,
마지막에 바르바라가 돈 많은 비코프와 결혼해서 시골로 내려가자 절망에 빠져 울부짖는다.
바르바라: 20대 여자.
어릴 때 집안 형편이 기울어서 어렵게 자랐으며, 첫사랑이던 포그롭스키의 영향으로 문학에 눈을 떠서 마카르처럼 독서가 취미다. 마카르가 3류 연애소설을 추천하자 니콜라이 고골이 쓴 외투,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쓴 벨킨 이야기를 추천했다. 후반에 부자인 비코프와 결혼해서 페테르부르크를 떠난다.
비코프 :시골에 사는 부자 지주.
후반에 바르바라에게 청혼해서 결혼한다. 마카르처럼 바르바라와의 나이 차가 20살 많다. 바르바라의 편지에 따르면 거만한 성격이다.
p64 작가의 독서경험 고백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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